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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여행

와온해변의 해넘이

by 내오랜꿈 2009.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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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순천만에 있는 "와온마을"에 갔었다. 이 인근에 있는 순천만 대대포구 일대는 이제 전국적으로 알려진 갈대밭 군락지이자, S자 코스 너머로 보이는 해넘이 정경으로 유명해져 사람들 발길로 북새통을 이룬다. 4년 전에 처음 찾아갔을 땐 그나마 한적하니 보기 좋았는데, 이젠 무슨 시골 장터 같아 보인다. 그래서 한적한 갯벌 사이로 일몰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각광받는 곳이 바로 이 와온해변이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부산에서 모처럼 여수로 오겠다는 후배 부부들을 데리고 해넘이 시간이 맞춰 와온해변에 갔건만, 이날따라 불어오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었다. 해넘이를 잘 보라고 순천시에서 나름대로 공원처럼 꾸며 놓은 높다란 곳이 있건만 귀를 스치는 바람은 잠시라도 그곳에 서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왕 온 김에 해넘이는 보고 가자며 바람막이 할 곳을 찾아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기를 30여 분. 그 사이 철 모르는 한 후배의 딸 아이 두 녀석만 신이 나서 추운 줄도 모른 채 콧물을 흘리며 뛰어다니고 있다.

 

그래도 기다린 보람이 있는지 올해 들어와 첫 일몰을 볼 수 있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마지막 숨을 쉬듯 타는 듯한 광선을 내뿜는 해를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추운 주말의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역시,

해넘이는 아무리 쳐다보아도 무엇인가 아쉬움을 남긴다.

 


2007년 1월 13일

 여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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