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 4월도 무난한 날씨다. 여기서 무난하다는 건 기온의 편차가 크지 않다는 말이다. 4월엔 간혹 뜬금없이 찬 공기가 밀려오기도 하는데 올해는 최저기온이 10℃ 이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다. 일평균기온도 15℃ 언저리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이 정도면 고추나 토마토 같은 가지과 작물을 심어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때마침 비도 적당히 내려주고 있으니...
▲ 고추 모종 옮겨 심기. 심을 곳에 홈을 파고 물을 먼저 준 다음 옮겨 심는다.
주말부터 비가 온다는 기상청 예보에 맞춰 고추와 토마토, 가지 모종을 옮겨 심었다. 기상청 예보로는 4월 말까지 갑작스런 기온급강하는 없을 것이라 하니 냉해 피해는 입지 않을 것 같다. 고추는 평균 90일, 토마토와 가지는 60일 정도 자란 것이니 한겨울부터 여름을 준비한 셈.
▲ 유기농으로 키운 모종. 잎 색깔이 옅은 연두색이다.
▲ 종묘사에서 구입한 모종
종묘사에서 키운 모종과 유기농으로 키운 고추 모종의 차이. 다른 건 몰라도 잎 색깔에서 확연히 차이 난다. 유기농으로 키운 모종은 옅은 연두색인데 반해 종묘사에서 키운 모종은 녹색이다. 이 기온에 노지에서 키운 건 아닐 테니 잎 색깔의 차이는 결국 비료의 유무에 따른 결과다. 종묘사에서 키우는 건 모종에 물을 줄 때 양액 처리를 하게 되니 크는 속도도 빠르고 잎 색도 짙어지지만 집에서 직접 키우는 모종은 물만 주기에 육묘 후반기로 갈수록 비료 성분이 부족해 잎 색이 옅어지는 것. 고추 모종의 잎 색깔만 봐도 유기농에서 모종을 직접 키워야 하는 이유가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100 포기를 위해 세 달이라는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야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 토마토, 가지, 오이
몇 년 동안의 농사일지를 들추어 보니 점점 고추 모종 옮겨 심는 시기가 빨라진다. 처음 농사 지을 때는 5월 초 정도에 옮겨 심었는데 작년에는 4월 25일, 올해는 4월 15일이다. 최근 2~3년 같은 날씨라면 4월 초에 심어도 괜찮을 것 같다. 이곳은 3월 중순이 지나면 서리가 내리지 않는다. 올해는 3월 12일이 마지막 서리가 내린 날이다. 아침 최저기온도 3월 27일 이후에는 5℃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그해의 기상상태를 보아가며 결정해야겠지만 3월 말 고추 씨앗 직파, 4월 초 육묘 모종 옮겨 심기를 루틴화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2016년 가지과 작물 심기 현황
일반고추 98포기
청양고추 10포기
오이고추 9포기
꽈리고추 6포기
파프리카 15포기(노랑 5, 빨강 5. 주황 5)
가지 5포기
토마토 20포기(일반 15포기, 방울 5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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