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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VANA(1), 『Nevermind』 : 목소리 없는 세대의 목소리
Nirvana - Smells like teen spirit 어떤 음악평론가는 말한다. "펄잼(PEARL JAM)을 무시하는 니르바나(NIRVANA) 팬들도 역겹지만, 니르바나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펄잼 팬 또한 억지스럽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얼터너티브락의 역사에 아주 둔감한 사람이거나 락음악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일 게다. 다시 말하면 살아있는 사마중달이 죽은 제갈량의 그늘을 벗어나기 힘들 듯이 커트코베인의 자살이후 자연스레 최고의 얼터너티브 밴드로 인정받는 펄잼 역시도 니르바나를 떠나서 생각하기는 힘들다는 말이다. 니르바나가 없었다면, 그 누구도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니르바나는 '시대를 열어간' 밴드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니르바나는 다른 많은, 뛰어난 밴드들과 확연히 다른 역사적 의의와 무게를 보장받는다. 「Smells like teen spirit」의 엄청난 히트 덕에 지하에서 스멀스멀 기어나올 수 있었던 수많은 "그런지어"들은 이내 미국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고, 순식간에 락의 역사를 다시 쓰게 만들었다. Smells like teen spirit. 거의 이펙트가 걸리지 않은 기타의 인트로로 시작해 갑자기 강력한 디스토션을 먹은 기타가 드럼과 베이스의 뒷받침을 받아 파괴적인 사운드르 난사한다. 그리곤 다소 잠잠해진 뒤 리드미컬한 보컬이 버스 부분을 장식한다. 그리고 다시 코러스 부분에서는 인트로 후반부와 유사하지만, 이제는 절규하는 목소리까지 더해진 난폭한 사운드가 듣는 이의 귀와 몸을 두들긴다. 간주의 기타 솔로도 현란한 속주가 아니라 보컬의 멜로디 라인과 동일한 단순한 연주지만, 묘한 불협화음 같은 무드 속에서 피드백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긴장감을 유지한다.(신현준 엮음, 『얼트 문화와 록음악 1』, P.76) 새로운 음의 충격, 낯선 화성, 공격적이고 리얼한 애티튜드... 헤비 메틀만이 락의 모든 것이라는 락매니아들의 해묵은 우상을 여지없이 깨버린, 바로 그 음악. 앨리스 인 체인스(ALICE IN CHAINS)가 서서히 마약 속에서 파멸되어 가는 자신을 악몽과도 같이 그리고 있다면, 니르바나는 앞 뒤 가릴 것 없이 달려가 폭발하는 사운드를 갖고 있다. 커트 코베인의 머리를 관통했던 바로 그 총알처럼... 60,70년대 아트락이나 헤비메탈 사운드만을 락이라고 생각하는 '고리타분함'에 자족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이 앨범 정도는 들어볼 수 있는 아량은 베풀어야 한다. 『Nevermind』없는 1990년대 락은 없기 때문이다. 이는 단지 니르바나의 음악만 두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사고, 행동, 생활 등 모든 면에서 이전 세대의 '공룡밴드'들(레드제플린, 핑크플로이드, 블랙사바스) 과는 분명한 선이 그어진다. "락은 태생적으로 저항적인가?"라는 '락의 진정성' 논쟁은 차치하고서라도 분명 60년대 락음악은 '시대정신'의 반영이요, '저항정신'의 산물이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런 저항정신이나 시대정신은 락밴드들의 상업적 성공과 슈퍼스타라는 열광 앞에서 너무나 초라한 것이었다. 공연을 위해 전세비행기로 장비를 실어날라야 할 정도로 비대해진 쇼비니즘, 억만장자가 부럽지 않은 대저택과 안락한 생활, 단순히 기타의 달인이 되어가는 뮤지션들(마치 어떤 상징이 되어버린 듯한 휘어진 왼손)..... 그 부정과 내파 속에서 오랜 시간 새로운 경향을 찾아헤매던 락음악은 알이엠(R.E.M.) 등을 거치며 시애틀 그런지어들에게서 하나의 새로운 시대, 경향을 맞이하게 된다. 그 폭발이 바로 니르바나의 싱글 「Smells Like Teen Spreet」과 앨범 『Nevermind』이다. 이를 통해 락음악은 '오랫동안' 잊혀졌던 반항이라는, 저항이라는 청년정신을 사회 표면 위로 분출시켰다. 그리고 곧 그것은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오늘은 일단, 음악부터 들어보자. written date:2002 03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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