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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난지형 마늘 파종 및 조생종 양파 추가로 심기

by 내오랜꿈 2015.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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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벼 이삭들로 넘실거리던 노란 물결이 채 자취를 감추기 전에 남도 들녘은 이미 푸르다. 여름의 끝자락에 파종한 난지형 마늘이 바람에 흔들거릴 정도로 자라 있기 때문이다.



▲ 내가 사는 지역의 지난 10월 10일 마늘밭 모습. 아마도 지금쯤은 처음 나온 본잎들이 땅바닥에 드러눕고 있을 것이다.


점점 더 파종 시기가 빨라지는 난지형 마늘은 이제 9월 중순 파종이 대세가 되었다. 여름이 채 끝나기 전에 파종하는 마늘이라니... 도무지 적응이 안 된다. 이렇게 일찍 파종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더 굵어지고 더 빨리 수확할 수 있는 걸까? 글쎄, 빠른 것도 정도가 있지 9월 파종은 좀 아닌 것 같은데 돈과 결부된 농부의 욕심을 무조건 나무랄 수만 없는 일. 참고로 전남농업기술센터는 난지형 마늘의 파종 적기를 10월 초나 중순으로 권장하고 있다.



▲ 씨마늘 매실발효효소액 침지(100배 희석). 소독 효과는 뭐라 확언하기 힘들지만 발아 촉진에는 확실히 도움된다.

▲ 양파, 마늘 모두 파종골 간격은 평균 17cm 정도, 파종 간격은 12~15cm 정도다.


지난 토요일, 진주밭에 심다 남은 조생종 양파와 난지형 마늘을 심었다. 한 달 전에 베어 눕혔던 바랭이는 메마른 날씨에 바싹 말라 있다. 그래도 바랭이 덕분에 땅은 어느 정도 수분을 머금고 있다. 풀을 걷어내고 파종골을 만든다. 120cm 이랑에 7개의 파종골을 만들었으니 평균 간격은 17~18cm 정도. 조생종 양파나 난지형 마늘 모두 평균 15cm 간격으로 심는다. 길이가 30 미터 넘는 이랑인데 둘이서 한 시간 반 정도 작업하니 마무리된다. 유기질 퇴비 같은 밑거름은 전혀 넣지 않았다. 오로지 지금의 땅심 만으로 커야 하는데 얼마나 잘 자랄지 확신할 수가 없다. 이 땅은 아직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만들어 둔 파종 이랑은 다섯 개. 오늘 심어 보니 한 이랑에 약 1,500여 개의 씨마늘이 필요할 거 같다. 한 이랑에는 저장용 양파를 심는다 해도 약 4,500여 개의 씨마늘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갈무리해 둔 한지형 마늘은 약 3,000개 정도. 부족분을 구입해서라도 심느냐, 다른 작물을 심을 것이냐를 선택하는 문제가 남았다.



▲ 작물이 자라고 있는 곳보다 풀이 자라고 있는 곳이 더 많은 것 같다.

▲ 감나무 매실나무 등이 심어져 있는데 완전 풀밭이다.


밭 중간에 서서 이쪽저쪽으로 바라봐도 온통 풀이다. 작물을 키우는 곳을 제외하곤 방치 상태기 때문이다. 아마도 작물이 자라고 있는 곳보다 풀이 자라고 있는 공간이 더 많은 것 같다. 메주콩이나 고구마 등을 심어야 하는데 매일 갈 수 없는 곳이라 멧돼지와 고라니 등쌀에 도무지 남아나질 않기 때문이다. 울타리를 설치하든가 해야 하는데 매일 가서 관리 하지 않는 밭에 울타리 설치한다고 작물이 거저 자라는 것도 아니니 이래저래 고민만 하는 중이다.



▲ 시금치 싹이 노랗다. 비가 오질 않으니 월동 작물들이 힘들다.

▲ 생강도 기온 탓도 있지만 가뭄 끝에 원활하게 자라진 못한 것 같다. 서리 내리기 전에 갈무리 해야 한다.


4주 가까이 비 다운 비가 오질 않으니 여름 작물이나 월동 작물이나 다들 힘들어 한다. 특히나 시금치 같은 월동작물은 파종 이후 거의 비가 오질 않으니 잎 색깔이 노랗다. 지금 한창 자라줘야 빠른 것은 겨울 전에 솎아 먹고 늦자란 것은 겨우 내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가면서도 견딜 수 있을 터인데 이슬만 먹고 견디기에는 너무 힘든가 보다. 이 상태로라면 내년 봄에 시금치, 마늘, 양파 같은 노지재배 월동작물은 수급 파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된다. 비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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